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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 대선 엿보기-82020 미국 대선 2020. 1. 30. 10:03
민주당의 다크호스
예비 경선이 코앞인데 좀처럼 뜨지 않는 분위기가 문제다. 정작 불여야 할 바람이 아직까지 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몫이다. 2014년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구분된다. 그 당시 연초부터 공화당에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8 년을 기다린 끝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후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는 특수를 한동안 누릴 수 있었다. 트럼프 후보가 등장한 것도 관심을 끌기에 적절한 이슈였지만 정작 그는 열외의 후보로 취급받았던 것이 또 하나의 뉴스거리였다. 후보가 난립했으니 여론이 술렁거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당선 가시권에서 맴돌던 힐러리 후보를 견제할 만한 대항마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대중의 궁금증은 날로 커져갔다. 대선 일정이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과 <트럼프 후보> 두 후보가 경선의 높은 파고를 헤치고 힐러리 후보를 압박한 것 역시 대선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는 연료였다. 그야말로 2014년 대선은 흥행면에서는 크게 성공을 거둔 리얼리티쇼였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현직 대통령을 거꾸로 뜨릴 확실한 대항마를 찾지 못한 탓이다. 전 부통령 <죠 바이든>과 같은 거물급 인물이 후보군에 망라되어 있지만 유권자의 반응은 아직까지 시쿤등하다. 새로운 인물도 아니고 또한 별로 기대했던 인물도 아니었기에 떨떠름하기만 하다. 될성부른 후보가 나서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어차피 지는 싸움에 들러리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인물난을 겪는 결정적 원인은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까닭이다. 오마바 이후 당의 정체성을 이어갈 인물로는 힐러리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세대교체가 늦어졌다. 중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당의 구조가 노쇠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를 이을 새 세대 정치인은 가뭄에 콩 나듯 한 둘이 전부다. 지금과 같은 배타적 문화가 지배하는 한 젊은 세대가 들어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지난 반 세기 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을 규정지어준 것은 ‘진보'였다. 민주당이 표방하던 진보주의는 중도우파적 성격의 정책과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라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진보와는 개념도 다르고 거리도 멀다. 말이 나온 김에 민주당의 정체성에 관하여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당의 정체성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몇 가지 이슈에 스스로 갇혀버린 탓이다. 낙태와 안락사, 그리고 대마초의 합법화 이슈와 성차별을 반대하는 이슈에 찬성하거나 암묵적 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난 삼사십 년간 진보적 담론을 이끌어왔다. 그 결과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배출했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까지 배출할 뻔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수구 정당이다. 민주당이 자기의 태생을 부정하고 진보당으로 진일보한다든지, 중도정당으로 탈바꿈하여 군소정당과 연합하여 중립 내각을 구성할 만큼 사고와 운신의 폭은 넓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진보 놀음에 빠져든 사이에 공화당의 보수성은 더욱 두터워지고 단단해졌다. 급기야 극우 성향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하기까지 했는데, 이를 지켜보는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상당수의 부동층을 형성하던 보수성향의 유권자를 고스란히 공화당에 내어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지난 10여 년간 지방의회와 연방 하원에서 지속적으로 다수당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어 오던 힘의 균형이 깨어지기 직전이다. 민주당이 지속해서 진보당 시늉을 하게 될지는 이번 대선이 끝나면 알게 되지 않을까? 수권 정당으로서 정권을 잡는 것이 기본 사명인 만큼 민주당도 보수주의 정책 일변도로 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수 있다. 과거 민주당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문제는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유권자 중에 일부는 민주당이 유럽의 녹색당처럼 진보적 정책에 올인하는 ‘그 날'이 오리라고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난 대선 때의 <버니 샌더스>에게 몰입하여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사회주의 신드롬을 떠올리면 된다. 그나마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던 젊은 세대는 정치적 공황을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사고와 가치관을 찾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지금의 민주당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을 대체할 만한 대안 정당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 녹색당의 정치적 역량은 제로에 가깝다. 가장 큰 문제는 그나마 민주당의 역할로 체면치레 정도만 하던 미국의 진보정책은 모두 제자리걸음을 내지는 거꾸로 향해 갈 것이다. 거칠 것이 폭주하는 극우의 기관차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진다. 국제사회에서도 ‘미국 따라 하기’가 유행병처럼 번질 수 있다. 이미 브라질이 그 뒤를 따라가면서 아마존 밀림이 불에 타지 않았던가... 민주당이 정체성의 혼동으로 스스로 초래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대선의 결과는 굳이 예측할 필요가 없다. 패배는 필연적 결과니까... 그렇다면 무엇으로 공화당과 확연히 비교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이런 와중에도 홀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있으니 놀랍게도 그는 아시안이다. 올해 만 45세의 <앤드류 양 Andrew Yang>의 대권 도전은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최초의 아시안-아메리칸 후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는 이미 두 명의 아시안-아메리칸이 후보로 등록한 적이 있었다. 중국계 정치인 Hiram Fong과 일본계 정치인 Patsy Mink 두 사람이다. 그러나 오래 전의 일이고 (1960년대) 워낙 두 사람의 존재 자체가 미약하여 구글에서 검색해야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대권 도전에 나선 직후 그는 스스로를 ‘다크호스'로 분류했다. 대선 가도에서 파란을 일으킬 것을 예고한 것이다. 민주당의 당내 기류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지난 시기 민주당에서 흑인 대통령을 만들었고 여성을 후보로 내세웠으니 이번에는 아시안을 대권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역사적 귀결이고 당위라고 주장하는 것 같고 의외로 선전을 펼치고 있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지지율은 순위로는 3~5위를 기록하고 있다.(조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다르다.) 언론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후보로서의 자질과 진보적 공약 때문이다.
그는 대선 후보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골고루 갖추었다. 이민 2 세로서 그의 어릴 적 이야기는 아시안-아메리칸이 꿈꾸는 아메리칸드림의 본보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부모는 대만계 유학생으로 미국에 정착했다. 부모는 물론 삼촌까지 대학 강단에 설 정도로 그의 성장 배경에는 교육이 키워드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영재 교육을 받았고, 12 세에 이미 대학 과정을 이수할 정도로 수제였다. 명문 사립 고등학교 <필립스 엑스터>를 졸업했고,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했으며, 콜롬비아 로스쿨을 거쳐 24 세에 변호사가 됐다. 그의 이력서에 한 가지 흥미로운 항목이 눈에 띈다. 대학 진학을 준비시켜주는 <맨해튼 프렙 Manhattan Prep>이라는 사교육 기관에서 CEO로서의 경력을 6 년간 쌓았다. 미국에서 대학 진학을 도와주는 사설 교육기관으로는 Princeton Review와 Kaplan 두 곳이 메이저에 해당된다. 이 두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정력적으로 지점을 확장시켰다. 불과 4년 만에 69개의 지점으로 늘렸고 그를 바탕으로 경쟁사인 Kaplan과의 합병을 추진하여 성공시켰다. 그의 자산 대부분이 이때 벌어들인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후 그가 정치인으로 탈바꿈하기 전까지 쌓은 경력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Venture for America(VFA)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벤처기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교육과 펠로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VFA의 사업 모델은 ‘인재 발굴과 양성’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서 최상위 엘리트만을 선별하여 2 년간 벤처사업가 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VFA 사업은 일취월장하여 불과 2-3 년 사이에 20여 개의 대도시로 확장시켰고, 벤처와 기업 간의 교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세계관을 밝힌 저서 Smart People Should Build Things (2014)(2014)에서 그는 엘리트가 기술과 경제 그리고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Venture for America(VFA) 기본 철학과 프로그램의 개념을 자세히 설명했다. 지나치게 엘리트 중심적 사고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국가를 경영하는 것의 차이를 별로 크게 느끼지 않는 듯하다. 2017년 대권의 꿈을 안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7년 6월에 연방선거위원회(한국의 선관위)에 대통령 후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대중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가 강조한 것은 참신성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없겠으나 티끌만큼의 흠이 없다는 것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전까지 기성 정치권에는 기웃거려 본 적이 없었으니 잡티가 묻었을 리가 없다. 젊고 능력 있고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앞뒤 가림이 분명했다.
그는 대선 출사표 내놓고 나서 그다음 해인 2018년에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철학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비전을 항목별로 정리한 공약집을 출간했다. 무려 160 여개에 달하는 정책을 나열했다. 그의 저서 <The War on Normal People 보통사람의 전쟁 >에서 2008년 대불황을 겪은 이후 사람들이 어떤 문제와 위기에 직면했는지 조목조목 제시했다. 그가 우려하는 위기는 자동화와 인공지능으로 집약되는 4 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인해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 가량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며 49%의 근로자가 실업자군으로 전락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에 기초한 것이다. 일자리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개개인이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방법론을 제시한 것 뿐만아니라 연방과 주정부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을 펴고 있다.
그를 일약 스타급 후보로 격상시킨 것은 그가 내놓은 획기적인 공약이다. 만 18 세 이상의 모든 시민에게 매달 $1000의 기초 생활비를 국가에서 지급 하자는 다소 ‘황당한’ 공약이다. 해당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을 정책적으로 보장해 주자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그는 이러한 정책 또는 제도를 ‘자유 배당 Freedom Dividend’이라 부른다. 현재의 생활조건에서 매달 천 달러면 최저 생활비를 웃도는 수준이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빡빡하겠지만 중소 도시와 농촌에서는 생계유지로는 충분한 금액이다. 성급하지만 이 정책이 실현되었을 경우를 상상해 보면 획기적으로 변모해가는 우리 사회의 일상을 그려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대도시의 골칫거리인 홈리스들이 대부분 사라진다. 그 결과 도시의 미관이 업그레이드된다. 생활고를 비관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자살자의 숫자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든다. 대학생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시민은 4 차 산업에 맞는 자기 개발 또는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다.정부가 제공하는 최저 생활비로 연명하던 독거 노인은 한 시름 놓게 된다. 미성년자의 임신율도 대폭 줄어들 것이고, 범죄율도 줄어든다. 소득 수준의 차이로 야기되는 배타적 의식구조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인종차별을 비롯한 모든 차별행위가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바램이 속구친다. 왜 이런 정책이 필요한지 그의 말로 직접 확인해 보자. USA Today September 19 2019의 인터뷰 내용이다.
질문: 모든 국민에게 매달 $1000의 기초 생활비를 국가에서 지급 하자는 자유 배당 Freedom Dividend 정책은 어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죠?
<앤드류 양>: <앤디 스턴>이라는 노동 연구가의 저서 Raising the Floor(2015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대권 도전에 나서기 전에 그와 점심 식사를 같이했는데 그때 물어봤죠. 도대체 누가(어떤 대통령이) 이런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거지? 그가 대답했죠. “아마도 없을 걸!” 그래서 대답했죠. “내가 하면 되겠네.”
질문: 기본소득(법)이 실현된다면 무슨 혜택들이 찾아오죠?
<앤드류 양>: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서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사람들은 건강해질테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공동체 역시 건강해 질 것이고, 자원봉사자가 늘어날 테고, 그로 인해 시 또는 커뮤니티는 시민에 의해 자발적으로 운영될 거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관료 시스템 없이도 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말이겠죠. 우리는 사회가 어떤 근본적 변화를 맞이하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잘 살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혹시 사회주의자?” 그러나 의심은 기우에 불과하다. 그는 진성 자본주의자다.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하자면 그는 열렬한 시장주의자다. 그가 경영일선에서 체험 바에 따르면, 시장은 자체의 메커니즘에 의해 변화 발전하고 스스로 개선해 나간다고 믿는다. 그런데 왜 사회주의보다 더 지독한(?) 사회주의식 정책을 지지하고 나선 것일까? 그는 자본주의를 신봉하지만 금권에 의해 움직여지는 자본주의를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한다. 인간적인 자본주의, 건전한 자본주의가 미래의 답이라고 믿고 있다. 어차피 제도라는 것이 인간이 만든 것이고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려고 그러한 제도를 꾸려나가는 것인데 인간의 실수와 잘못으로 그릇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치가 잘못되고 경제가 잘못되고 사회가 잘못된 것은 모두 인간의 오작동 결과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하기 때문에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개선할 것은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정치관이다. 그것이 자본주의식 정책이든 사회주의식 정책이든 상관없다. 다시 한번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자. CNBC October 2, 2019
<앤드류 양>: 알다시피 저는 자본주의를 열렬히 신봉합니다. 시장만큼 자원, 자본 그리고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구조는 없습니다. 또한 글로벌 규모로 자본 역동적으로 움직일 때 새로운 기술 문명을 주도한고 있다는 것도 목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그런 역동성을 착아볼 수 없는데 물론 다른 곳에서도 사정이 비슷하긴 합니다.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이면서도 다른 국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 이분법적 사고가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 생각에는) 순수한 자본주의, 순수한 사회주의 따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다른 사고와 방식을 이상주의라고 외면하거나 페기 해 버립니다. 그러나 다른 곳(유럽)의 시스템을 들여다보세요. (좌와 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명 ‘자유 배당 Freedom Dividend’이라 불리는 이 이상적인 정책은 정치인 <앤드류 양>의 비전이 무엇인지 단박에 보여준다. 과거에도 몇몇 후보에 의해서 사회보장제도를 업그레이드하는 공약으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적은 있었으나, 그 구체성에서는 <앤드류 양>의 정책을 따라가지 못한다. 다시 그의 인터뷰 내용을 확인해 보자. -USA Today September 19 2019
<앤드류 양>: 나는 이 정책을 초당적으로 권고합니다. 알래스카의 예를 들여다보세요. 오일머니로 벌어들인 돈으로 알래스카 주민은 년간 천 달라에서 이천 달러를 나눠줍니다. 당연히 주민들이 좋아합니다. 알다시피 알래스카는 공화당의 아성입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유익한 정책입니다. 우리의 아이들과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테니까 생산성이 높아지겠죠. 그리고 제 입장에서 보면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은 대기업의 지분을 일정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후보로서 당연히 당과 당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싶어 지는 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앤드류 양>이 대권 도전에 성공해서 정권을 거 뭐 진다 하더라도 그의 복지정책이 당장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원 마련이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10% 의 세금을 더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방위 증세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세부 사항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간도 길어지겠지만 거센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지난 시기 미국이라는 사회는 복지정책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극우적 반공주의 정책의 결과로 냉전이 종식된 지금까지도 사회는 경직되어있다. 미국식 자본주의 시스템의 특성상 사회보장제도가 정착하기 어렵다는 앞뒤의 사정도 있다.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사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도 모든 종류의 증세 정책에 반발해왔던 산업계와 부자를 포함한 고소득 유권자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고 <앤드류 양>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정책을 인기나 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로 포퓰리즘에 기대는 것 같지도 않다. 자신의 대권 도전이 장기성을 띠게 될 것이라는 구상 아래 펼쳐 보이는 심리전, 홍보전이 아닐까. 지난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의 주요 지지층은 청년이었다. 무려 두 세대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버니에 열광했던 것은 바로 그가 주창한 사회주의식 정책 때문이었다. 앤드류 양이 제시한 공약과 정책 그리고 비전은 훨씬 구체적이고 보다 현실적이다. <버니>에게 쏠렸던 관심과 지지가 <앤드류 양>에게로 방향이 틀어지게 될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 가능성을 점치는 것만으로도 대 성공이다.
<앤드류 양>의 대선 공약은 그의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 가지로 항목으로 정리했다.
1.자유 배당 Freedom Dividen 2.전 국민의 의료보험 Medicare for all 3.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Human-centered Capitalism
‘자유 배당' 정책은 이미 설명했고 ‘전 국민의 의료보험'은 다음번에 각 후보 별로 비교하여 다루어 볼 생각이다.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세 번째인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다. 정책이나 공약이라기보다는 그의 철학과 비전을 보여준다. 그는 세 문장으로 이 것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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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돈보다 중요하다. Humans are more important than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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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인본적 자본주의 경제의 최초의 단위이지 돈이 아니다. The unit of a Human Capitalism economy is each person, not each dol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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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인류가 지향하는 공통된 목적과 가치를 위해 존재할 뿐이다. Markets exist to serve our common goals and values
그의 대선 전략에서 또 한 가지 특이점은 세밀한 분석과 그에 기초한 정책적 구상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이 것은 오로지 그의 특출한 능력에 의해 연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3일부터 아이오와 코거서스 Iowa Caucus를 필두로 예비 경선이 치러진다. 예비 경선과 동시에 TV 토론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친다. <앤드류 양>의 가지고 있는 강점중 하나가 토론의 기술과 합리적 추론이다. 유력 후보를 등극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줄 수 있다. 유력 후보군의 윤곽은 빠르면 3-4 월, 늦어도 6-7 월이면 드러난다. 더도 덜도 말고 후보 경선 마지막 날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가는 그야말로 ‘다크호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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