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 산(産), 산(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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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눈오는 날엔 산에 오른다.산(山), 산(産), 산(散) 2021. 2. 12. 01:11
이번 겨울은 유별나게 산에 눈이 적다. 그렇다고 눈이 내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해발 3천 미터 이상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보는 것조차도 지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던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일주일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눈이 내렸고 고도가 높은 지역에는 어마어마한 적설량을 기록했다. 한 주간 내린 눈의 적설량이 연평균보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눈이 적게 쌓인 것은 따뜻한 날씨 탓이다. 해마다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는 이번 겨울에도 이어졌고, 한 겨울인데도 봄날처럼 따뜻하다. 높은 기온으로 눈사태와 산사태가 걱정이다. 이미 크고 작은 사고로 이 곳 저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산림도로가 유실되는 것이 걱정이다. 산림 도로가 폐쇄되면 산에 오르지 못한다. 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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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겨울 산행이 위험한 이유산(山), 산(産), 산(散) 2021. 1. 10. 04:35
요즘처럼 코비드-19 탓에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싶다. 겨울 산행이 안성맞춤이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이빨이 시려올 정도지만 가슴 벅찬 희열은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는 뒷목이 시릴 정도의 차가운 공기가 그립다고도 한다. 겨울 산행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좋은 것만 나열해도 셀 수 없는 것이 겨울 산행이지만 몇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어떤 이가 나이가 지긋이 들었다면 급작스러운 기온변화로 찾아오는 동맥경화 등등의 증상을 염려하라. 관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미리 염두해 두기 바란다. 자신의 몸에 찾아오는 여러 가지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평소에 꾸준하게 준비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열심히 운동으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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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겨울 산행을 위한 장비-2산(山), 산(産), 산(散) 2021. 1. 7. 07:23
겨울 산행 중에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본디 자기 몸에서부터 비롯된다. 보온효과가 탁월하다는 구스 다운재킷을 입었어도 몸에서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하면 추위를 느끼게 된다. 체온이 유실되는 첫 번째 이유는 보호막이 없거나 보호막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보호막을 우리는 레이어 (layer)라고 부른다. 일종의 내복인데 일반적인 내복보다 얇고 보온 기능이 더 높다. 레이어만 잘 챙겨 입으도 값비싼 패딩이나 파커가 없어도 혹한의 추위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어떤 종류의 레이어가 효과면에서 뛰어난가?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말려주는 재질로 만들어진 얇은 레이어를 더 높게 쳐준다. 면으로 만든 제품은 땀은 빨리 흡수하지만 체온만 가지고서는 거의 마르지 않는다. 면 조직이 수분을 머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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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겨울 산행을 위한 장비-1산(山), 산(産), 산(散) 2020. 12. 31. 04:34
고되고 어려운 겨울 산행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장비를 올바르게 갖추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가장 필수적인 장비는 추위로 보호해 주는 옷과 등산화다. 등산복의 종류는 산행의 성격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 등산복은 여러 종류가 있다. 초보자는 대체로 한두 가지의 방수용이나 바람막이용 재킷을 구입해서 사용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겨울철 산행을 위해 거위털이 들어간 두꺼운 파커(parkar)를 장만했을 것이다. 이 곳은 비 내리는 날이 많고 눈과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방수, 바람, 방한 기능을 가져야 한다. 일상적인 생활이라면 방수+바람+방한 기능을 모두 갖춘 두꺼운 패딩이 안성맞춤이겠지만 겨울 산행에서는 불필요하고 별 소용이 없다. 요즘 아웃도어용 스타일이 인기라 그런지 등산 패딩이라는 품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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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 산행을 좋아하는 이유 세 가지 그리고...산(山), 산(産), 산(散) 2020. 12. 28. 16:26
겨울철에 산에 오르니 겨울 산행이라 부르겠지만 계절에 상관없다. 한 여름에도 높은 산에 오르면 겨울 산행이 되곤 한다. 굳이 겨울 산행이라고 고쳐 부르는 것은 기후 조건에 따라 산행의 방법이 정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겨울철에 하는 겨울 산행을 특별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산이 보여주는 경치가 다른 계절과는 다르게 빼어난 것과 차가운 기온 탓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특별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산행의 묘미를 어찌 경치 구경에만 국한시킬 수 있는가…? 물론 겨울 산이 더없이 아름다운 극한의 미를 가르쳐주지만 겨울 산행을 하다 보면 심오하기도 하고 살아있는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겨울 산행은 또한 그 방법과 성격을 달리 할 때마다 다가오는 맛이 다르다. 마치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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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에서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다.산(山), 산(産), 산(散) 2020. 12. 20. 03:40
산에 왜 오르는 걸까? 몇 년 전 나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도대체 산에는 왜 그렇게 자주 오르는 걸까? 그 숱한 질문에 대한 마땅한 대답은 찾지 못했다. 아니 그 보다는 찾을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습관처럼 산에 오르다 보면 그저 일상의 한 부분으로 평소에 다니던 길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산에 오르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그냥 오르면 그만이지" 한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그 질문에 대한 막연한 대답을 우연하게 찾았다. 시간의 개념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해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불현듯 무릎을 내리치게 되었다. 대체로 이러한 내용이었다. …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연구하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단서를 찾게된다. 그에게 시간과 공간은 물리학적 개념이었고 오래전부터 시간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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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스케이드 산맥산(山), 산(産), 산(散) 2020. 12. 16. 12:37
올해로 산에 오른지도 삼십 년에 이른다. 정확하게 언제 어떻게 시작했는지 솔직히 기억 속에는 남아있지 않다. 아마도 호기심이 작용했을 것이고, 오르다 보니 산이 좋아졌고 건강해지니 더욱 부지런히 올랐을 것이다. 40 대에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호연지기(?)’를 심어주겠다는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올랐다. 그렇게 한 십 년을 하고 나니 아이들은 어느새 성인이 다 되었다. 그런 후에도 부지런히 산에 올랐다. 간혹 한 두 달씩 건너뛴 적은 있지만 그나마 꾸준하게 끊이지 않았던 것은 산행 취미가 유일하다. 산행에 제대로 ‘맛’들인 것은 지금 살고 이 곳 워싱톤(주)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부터였다. 그 이유는 시애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다. 그리고 산세가 웅장하고 그 내밀함이 무척 아름답다. 처음에는 수많은 수..